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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 비평글 쓰기 <장수산 1 외 4편> Part 1

by 희휘낙락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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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장수산 1」외 4

 

1. 작가 소개

  정지용 시인은 1902620일 충청북도 옥천 하계리에서 태어났습니다. 17세 때인 1918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였고 재학 중 박팔양 등과 동인지 요람을 발간하였습니다. 그리고 1919년에 창간된 월간종합지 서광‘3이라는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1923년 일본 교토의 도시샤 대학 영문과에 입학해 다니던 중 1926년 유학생 잡지인 학조창간호에 카페 프란스9편의 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929년 대학 졸업 후에는 휘문고등보통학교의 영어과 교사로 부임하여 해방이 될 때까지 재임했습니다. 1930년에는 박용철, 김영랑, 이하윤 등과 함께 동인지 시문학을 발간하였고, 1933년에는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김기림ㆍ이효석ㆍ이종명ㆍ김유영ㆍ유치진ㆍ조용만ㆍ이태준ㆍ이무영 등과 함께 9인회를 결성하며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1935년 그 동안 발표했던 시들을 묶어 첫 시집인 정지용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1941년에는 두 번째 시집인 백록담을 발간하였습니다.

 

 

 

  정지용 시인은 해방 이후 이화여대 교수와 경향신문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했습니다. 19462월에 사회주의 계열의 문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조선문학가동맹의 아동분과 위원장으로 추대되었고, 그해에 시집 지용시선을 발간했습니다. 1947년에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초당을 짓고 은거하며 『문학독본』을 출간하였습니다. 이듬해인 19492산문을 출간했으며, 6월 국민보도연맹이 결성된 뒤에는 조선문학가동맹에 참여했던 다른 문인들과 함께 강제로 가입되어 강연 등에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에는 김기림. 박영희 등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수용되었습니다. 이후 북한군에 의해 납북되었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2. 1930년대 문학의 흐름과 순수·모더니즘 문학

1) 1930년대 시대상과 문학의 흐름

  한국의 30년대는 제국주의자들에 의한 야수적 약탈 및 사상 탄압과 증대된 공업 부문 발전이 낳은 대공장제 자본주의가 확립되던 시기였습니다. 말하자면 근대적 서구의 최신 문화가 폭력화된 파시즘 권력의 노예시대적 사상통제 아래 꽃 피운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던 시대였습니다.

 

  30년대 문학을 이해하는 데서도 이러한 시대적 특질은 극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현실의 변화가 생산 양식의 근본적인 데까지 미치는데 비해, 그 변화를 정당히 인식하여 주재할 수 있는 민족의 주체적 대응은 허용되지 않는 시대, 그렇다고 민족 해방 운동의 의지와 욕구만으로 상황을 타파하기에는 너무나 악조건인 국내외의 정세, 또한 반봉건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맞물린 근대적 서구 문명 문화의 도입으로 전통 문화 또는 조선적인 것의 상실이라는 위기 속에서 30년대 문학은 자신을 추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근대문학의 전개 과정에서 30년대 문학은 전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극히 다양하고 성숙한 면모를 보입니다. 문학운동·유파운동·사조 등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그 활동들이 이루어진 공간과 작가적 활동의 무대인 장르에서도 다채롭습니다. 또 그 질적인 측면에서도 20년대와 같은 습작의 수준에서 완숙의 경지에 이른 작품까지 광범위한 분포도를 이룹니다. 이러한 30년대 문학을 민족사적 차원(시대적 과제는 무엇이었고, 이를 위한 각 집단·계층들의 지향과 문학활동은 어떤 관계를 맺는가의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크게 리얼리즘 문학과 모더니즘 문학, 항일혁명 문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제의 직접적 속박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여건에서 이루어진 항일혁명 문학은 반제, 반봉건을 지향하는 태도를 선명히 가집니다. 이에 반해 리얼리즘 문학과 주로 연결되는 국내의 프로문학에서는 민족해방운동과 계급해방운동의 선차성에 대한 인식, 정치성 또는 사상성과 예술성의 통일에 대한 인식에서 혼란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좌경적 경향과 공식주의에 함몰되는 양상을 드러냅니다. 순수·모더니즘 문학에서는 반제의 의미가 내면화되고 근대화, 그것도 문학의 근대화를 주요 관심사로 다루게 됩니다. 이같은 각 문학의 존재 양상은 우리가 30년대 문학 운동 각각의 문제의식을 어느 정도 확연하게 경계 지울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각 문학은 고유의 문제의식에 따라 그에 적합한 장르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즉 리얼리즘 문학은 소설과 비평에서 문제의식을 표현하고 있으며, 순수·모더니즘 문학은 시를, 항일혁명문학은 연극과 가요를 주요 장르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2) 순수·모더니즘 문학

  프로문학인들이 주로 소설 속에서 사상성의 구현을 추구하고 그것이 여의치 못할 때 식민지배자의 이데올로기적 선전이나 물화의 구조 속에 은폐된 사회적 모순의 폭로·풍자·고발로 나아갔던 데 반해, 순수파 시인들은 시적 방법의 모색을 통해 출구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순수 문학, 모더니즘 문학, 생명파로 구분해 볼 수 있는 30년대의 유파적 문학 활동은 생명파가 비교적 후반기에 나타났다는 점 외에는 혼재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왕의 문학사에서는 순수문학→모더니즘 문학→생명파로→모더니즘문학→ 보고 있지만, 정지용 시의 경우 모더니즘적 경향이 20년대 후반부터 선을 보였고 순수적 경향이 4040년대 초 이태준을 중심으로 한 문장, 청록파의 작품 등에 지속되고 있어 일괄해서 논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순수란 태도의 대두, 모더니즘적 경향의 유파 형성, 생명파적 문학 의식의 대두라는 측면에서는 기왕의 시간적 순서가 타당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순수·모더니즘 문학의 성과를 개괄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보편적 특성과 각 유파·문학인의 특질을 각 계기들에 유의하면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0년대 순수·모더니즘 문학의 전모는 순수 문학, 모더니즘 문학, 생명파의 각각의 외적 차별성과 내적 동질성의 통일적인 파악을 통해서만 올바로 해명될 수 있습니다. 동질성이란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역사적·구체적 현실의 소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수·모더니즘 문학은 민족적 삶의 구체적 현실을 문학적 현실이나 현대문명 일반, 심리적 현실, 구원한 인간의 본성이라는 추상적 현실로 치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김영랑의 시에서 현실이 은은한 정조에 휩싸여 감춰져 있는 점이라든가 김기림의 기상도에서 현실을 서구 현대문명으로 상정하고 있는 점, 유치환의 생명의 서나 서정주의 화사에서 똑같이 등장하는 원시적·본원적 세계는 그들의 사조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질성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순수·모더니즘 문학은 많은 가지가 뻗어 있고 잎사귀를 무성하게 달고 있지만 그 줄기는 민족의 궁핍한 삶으로부터 다른 세계로 시선을 옮긴다는 데에서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더니즘 시운동의 선두주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바 있는 정지용 등은 1930년대 초에 이르러 한국 현대시가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이며, 어디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은 시의 예술성 획득이 어떤 외적인 것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시 본연의 순수성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현대시가 목적의식이나 정론성만을 내세울 수도, 도시문명의 공허한 감각화만을 추구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대의 서정을 개척하는 일에 주력하게 됩니다. 이런 작업은 동시대의 박용철, 김영랑 등과의 만남을 통해 좀 더 구체화되는데, 이들 집단이 이른바 시문학파입니다. 시문학파는 30년대 순수·모더니즘 문학의 원류로서 처음부터 그 시적 방법에 대한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303월에 나온 시문학창간호에 실린 김영랑의 「동백닙에 빗나는 마음에서는 외부 현실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선율에 맡겨 표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문학파의 시적 방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시적 방법(현실)의 개혁에 의한 시적 현실(내용)의 발견, 시어에 대한 세심한 배려, 남도 사투리를 시어로 채택 등은 시문학파의 새로운 시도이자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후 순수·모더니즘 문학의 각 유파가 방법적 성찰을 진행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시문학파와는 다른 입지에서 시적 방법의 혁신을 기도한 모더니즘 문학은 방법에 대한 의식이 훨씬 더 자각되어 있고 조직적입니다. 이미지 조형을 위한 회화성을 도입함으로써, 설명을 생략한 채 이미지와 이미지의 연결을 통해 현실의 단편들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현대문명 현상을 비판하고자 한 시적 방법의 실험인 것입니다. 30년대 시인 가운데서도 그 중 언어감각이 빼어났던 정지용은 주로 자연을 시의 제재로 삼고 있습니다. 바다의 형상을 특별한 사상이나 관념에 연관시키지 않고 감각적으로 표현한 바다 2는 그 심상들이 모더니즘의 회화성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종래의 감상에 젖은 시와는 달리 정서에 침윤되지 않는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시문학파의 순수의 측면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시인부락동인을 중심으로 한 생명파 시인들의 공통점은 인간적 고뇌를 육성 그대로 표출하면서 약동하는 생명의 상태를 통해 인간 원형을 탐구합니다. 즉 생명파 문학은 모더니즘의 주지적 방법이 생명성이 결여된 형태이며 시문학파의 시도 기교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파악한 위에 시도된 것입니다.

 

 

참고 문헌

1. 기본 자료
이선영, 『1930년대 민족문학의 인식』, 한길사, 1990.
 
2. 도서
정지용, 『鄭芝溶全集 1(時)』, 민음사, 1988.
권영민, 『한국현대문학사 1』, 민음사, 1993.
김학동, 『정지용연구』, 민음사, 1987.
이숭원 편저, 『정지용』, 문학세계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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