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글을 쉽게 쓰는 방법 <글쓰기는 왜 어려울까?>

by 희휘낙락 2022. 5. 1.
반응형

 글쓰기가 왜 어려운 걸까?

 

  옆자리 사원은 부럽게도 기획서를 쓰는데 하루가 채 걸리지 않고, 어제 함께 게임으로 밤을 지새운 동기가 얄밉게도 다음날 과제 리포트를 떡하니 제출하기도 하며, 부업으로 블로그를 한다는 친구는 놀랍게도 몇 시간 만에 열 개가 넘는 포스팅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그 글쓰기라는 행위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글쓰기의 중요성과 방법론은 차고 넘치는데 왜 '나'는 그것들을 봐도 적용을 잘하지 못할까. 그렇게 대부분 글짓기, 작문하면 지레 겁을 먹곤 합니다. 과정은 고통스럽고, 결과는 혼란스러우니 역시 창작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며 쉽게 포기합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포기하기 싫어도 포기해야만 하는 시대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쌓아야 하는 각종 스펙들, 자리에서 버티기 위해 익혀야 하는 다양한 능력들, 팍팍한 삶을 환기하기 위한 다채로운 정보들,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한 세상의 이슈들. 한 애니메이션의 오래전 주제가처럼,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밤이 궁금한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궁금하지 않으면 도태되니까. 당장 눈앞의 것들을 소화하기도 급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분매초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으려 발버둥 치는 게 지금 우리의 삶입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오랜 시간, 여유롭게 익혀야 하는 공부들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우직하게 겪어내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은 시대착오적인 유물처럼 취급되곤 합니다.

 

  딱히 공부하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고, 시간 내서 배우는 게 구태의연하다 여겼던 공부들. 전공이 아닌 교양으로 치부하는 학문들.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어딘가 노력하기엔 촌스러운, 비효율적인 작업이라 느낍니다. 하지만 그 촌스러운 작업들이야말로 사실상 세상의 모든 변화를 뒷받침했던 근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공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내 전문분야이자 먹고살기 위해 택한 길이니까. 반면 교양은 취사선택이 가능해서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가벼운 학문으로 치부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교양의 뜻을 한번 곱씹어보겠습니다. 교양의 사전적 풀이는 가르치어 기름입니다. 영어로는 Culture 또는 Refinement로 번역하며 각각 훈련과 개선이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프랑스어도 같은 철자인 Culture를 쓰는데, 경작 또는 재배를 의미합니다. 독일어 Bildung은 형성, 구성으로도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가르쳐 기르는, 훈련을 통해 개선하는, 땅을 일구어 가꾸는, 어떤 형태를 이루는 그 주체가 무엇인가? 당연히 우리, 인간입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발전하는 행위가 교양이라는 겁니다. 정리하면, 교양이란 모든 배움의 시작, 또는 거름이 되는 베이직(Basic)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응용은 이 근본, 기초가 탄탄해야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초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으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그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기초 체력이 튼튼해야 건강은 물론 삶의 활력까지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초 학문이 제대로 잡히면 사고의 폭이 확장되면서 여러 분야와의 연계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나무의 뿌리와 기둥이 튼튼해야 크고 넓게 가지가 뻗어 나가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우리 함께 조금만 진득하게 기초 공부라는 걸 해봅시다!

 

 

 

  필요한 정보를 검색 한 번으로 찾아볼 수 있고, 핵심만 쏙쏙 짚어주는 콘텐츠가 즐비하는, 남이 이미 만들어 둔 결과물을 쉽게 살 수 있는 오늘날은 지식이 아닌 정보만 부유합니다. 내 생각과 삶을 키우는 지식이 아니라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같은 정보들이 하루의 기억을 휘발되게 만듭니다. 물론 최신 정보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지나치게 쌓이다 보면, 하루를 채우고 비우는 허무한 순환, 밑 빠진 독처럼 매일이 누수 될 뿐입니다. 그런 허무한 하루를 조금이나마 의미있게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글쓰기라는 교양을 배워보면 어떨까 합니다. 

 

  글쓰기는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특히나 글쓰기는 속된 말로 '엉덩이 힘'으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얼마나 오래 책상 앞에 앉아 있느냐가 관건인 행위입니다. 그래서 제목에 쓰인 "쉽게 쓰는 방법"이란, 사실상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처음부터' 쉽게 쓰는 방법은 없다는 말입니다.

 

  글쓰기는 그 성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글의 흐름, 형식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 기초 틀을 제대로 다져둔 뒤, 거기에 살만 조금씩 다르게 붙여가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연결될 글쓰기 포스팅에서는 이 기초 형식을 함께 공부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

 

  많이 지루할 수도 있고, 이건 너무 새삼스러운 이야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 새삼스러운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글쓰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러니 밑져야 본전이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실천해보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