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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론] 지그문트 프로이트 <문명 속의 불만> 요약 Part 3

by 희휘낙락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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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문명 속의 불만>

환상의 미래」 요약 Part 3

 

 

 

환상의 미래」는 사회현상으로서의 종교를 고찰한 프로이트의 주요 저작입니다.

 

8. 문명은 밉거나 방해된다는 이유로, 또는 재물이 탐난다는 이유로 이웃을 죽여선 안된다고 명령합니다. 이는 분명 인간의 공동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사회는 개인의 살인을 금지하고, 이 금지를 어기는 사람을 공동으로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법과 형벌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살인에 대한 금지를 이렇게 이성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신이 내렸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문화적 금지에 특별한 엄숙함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문화적 금지를 지키느냐의 여부가 신을 믿느냐 안 믿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신 자신이 요구한 것과 입법부나 사법부라는 막강한 권력 기관에서 나온 요구를 구별하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신을 완전히 배제하고 문명의 모든 제도와 명령은 순전히 인간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편이 이로울 것입니다. 신의 뜻을 자처했던 이런 명령과 법률이 그 후광을 잃어버리면, 경직성과 불변성도 함께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런 명령과 법률이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에 좀 더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문명이 우리에게 안겨 주는 부담을 감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중요한 진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주장은 이성적 해석에 불과한 것처럼 보입니다. 현대인의 경우에도 순수 이성적 동기는 열정적 충동에 비해 억제 효과가 거의 발휘되지 않습니다. 원시 시대의 아버지 살해 기억이 없다면 현대인들은 아마 주저 없이 서로를 죽이고 있을 것입니다. 이 기억에서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이 생겨났습니다. 이 명령은 아버지 대역에서 다른 사람한테까지 확대되었지만, 오늘날에도 이 명령이 보편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아버지는 신의 원형이었습니다. 우리의 이성적 설명은 역사적 진실과의 관계를 부인하지만, 종교적 교리는 다릅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종교적 관념들 중에는 원망 실현뿐 아니라,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향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만큼 풍부한 힘을 종교에 부여할 것입니다. 여기서, 어린아이는 신경증 단계를 거치지 않고는 문명적 단계로의 발달을 무사히 마칠 수 없습니다. 이 유아 신경증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저절로 극복되고, 특히 유아기의 강박 신경증은 이런 경향이 뚜렷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류 전체도 오랜 세월 동안 발달해 오는 과정에서 신경증과 비슷한 상태에 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인류가 무지하고 지능이 낮았던 시대에는 공동생활에 불가결한 본능 자제가 순전히 감정적인 힘을 통해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원시 시대에 이루어진 이 과정은 유아기의 억압과 비슷하고, 그 침전물은 오랫동안 문명에 달라붙은 채 남아 있었습니다. 따라서 종교는 인류의 보편적인 강박 신경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종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즉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생겨났습니다. 물론 이런 유추는 종교의 본질을 철저히 규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우리가 사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추측입니다.

 

  종교와 강박 신경증의 유사성의 예로, 독실한 신자들은 어떤 신경증에도 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보편적 신경증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개인적 신경증을 형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억압의 결과를 지성의 이성적 작용의 결과로 대치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개조 과정은 문명의 명령을 신의 뜻으로 이상화하는 것을 포기하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명령을 전반적으로 개정하면 많은 문명의 명령이 제거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닌 인간과 문명을 화해시키는 일입니다.

 

  문명의 명령에 합리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해서 역사적 진실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종교적 교리는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고 체계적으로 위장되어 있어서 대중들은 그것이 진실임을 알아볼 수도 없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른들의 위장된 진실(예로 황새이야기)에서 불신과 배신감을 얻습니다. 그렇기에 어린아이에게 이야기할 때는 진실을 위장하지 말고, 그 아이의 지적 수준에 맞는 표현으로 진상을 알려 주는 편이 더 낫습니다.

 

9. 반대 입장의 의견

  모순 1 - 이 글의 주장 때문에 신앙을 버릴 사람은 없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은 신앙을 뒤엎고 있습니다. 또한 문명의 명령이 종교적 근거에 기초되지 않는다면 위험하다고 하면서 반대로 문명의 명령이 종교적 근거를 기초로 하면 위험하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모순 2 - 한편에선 지성이 인간을 이끌어 갈 수 없으며,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열정과 본능적 요구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문명에 복종하는 감정적 근거를 이성적 근거로 바꾸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종교와 신경증의 유사성을 예로 종교적 교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신경증 외의 다른 무엇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답변 - 다소 성급하게 다룬 부분으로 인해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바로 잡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어떤 신자도 내 글이나 비슷한 주장 때문에 신앙을 버리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종교의 위협에 겁을 먹기 때문에 복종하며, 현실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한 종교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종교의 영향력이 쇠퇴한 것을 언젠가는 알게 될 것입니다. 현실적 가치가 없어진 종교를 그들은 끊고 달아날 것입니다.

 

  오늘날 아동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성적 발달을 지연시키고 조기에 종교적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ㅂ니다. 따라서 아이의 지성이 눈을 뜰 때쯤이면 종교적 교리는 이미 공격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종교적 교리가 제시하는 온갖 불합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들 사이의 모순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면, 지적 능력이 약해진다 해도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본능을 다스릴 수 있는 수단은 오직 지성뿐입니다. 사고를 억제당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이상적인 상태, 즉 지성이 가장 우위를 차지하는 상태에 도달하기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까?

 

  사람들을 종교에 복종시키기 위해 교육이 남용되지 않는다 해도, 인간의 본성은 여전히 지금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문명을 풍요롭게 해 줄 보물이 있고, 비종교적 교육은 충분히 실험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종교를 힘으로 단번에 제거하려는 짓은 어리석은 짓이며, 잔인한 짓일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에게 수면제를 빼앗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 당연합니다. 종교적 위안의 효과는 마취제 효과가 비슷한 것입니다. 따라서 종교적 위안이 없다고 삶과 현실을 견딜 수 없다는 주장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은 분명합니다. 그들은 따뜻하고 안락한 부모의 집을 떠난 어린애와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아 상태는 결국 극복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결국 인간은 <적대적인 생활> 속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현실에 대한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진보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것이 이 책의 유일한 목적입니. 인간은 <운명의 여신> 앞에서는 무력하지만, 그래도 운명을 감수하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10. 반대 입장의 의견 2

  의견 - 당신이 말하는 것이야 말로 환상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종교체계를 받지 않고 자라는 민족이 있지만, 당신의 이상과 가까지 다가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른 민족과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신성함, 경직성, 불관용, 사고의 금지와 같은 종교적 체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교육은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인류의 발달이 불과 몇 년 동안의 어린 시절에 압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종교적 교리 체계는 현실적 가치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종교적 교리의 또 하나의 장점은 개념의 순화와 승화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종교적 교리가 갖는 원시적이고 유아적인 사고방식의 흔적이 대부분 제거될 수 있습니다.

 

  답변 - 개인 심리학에서 나온 이 통찰은 부적절할 수도 있고, 개인의 심리를 인류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나의 낙관론은 근거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좀더 강조해야 할 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내 입장이 약하다고 해서 당신의 입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도 결국에는 이성과 경험에 저항할 수 없으며, 종교가 이성이나 경험과 모순된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둘째, 환상에 대한 당신의 태도와 내 태도의 차이에 주목하기 바랍니다. 당신은 전력을 다해 종교적 환상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깨지면 당신의 세계도 허물어집니다. 그 굴레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자유롭습니다. 우리는 유아적 원망을 대부분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기대 가운데 일부가 환상으로 밝혀지더라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과학적 견해가 변화하는 것은 혁명이 아니라 발전과 진보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보편적 타당성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 법칙이 실제로는 좀 더 포괄적인 일관성을 가진 특수한 사례로 밝혀지기도 하고, 나중에야 발견된 또 다른 법칙이 전에 발견된 법칙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과학은 결코 환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과학이 우리에게 줄 수 없는 것을 다른 데서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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