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쉽게 쓰는 방법; 짧은 문장 만들기!
좋은 문장이 무조건 짧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짧은 문장은 대부분 좋은 문장이다.
글의 목적에 맞는 서술 방식을 선택했다면, 다음은 가장 알맞는 문체를 고민해야 합니다. 유려하고 화려한 문장(강건체, 화려체 등), 논리적이면서 해박한 문장(만연체, 건조체, 문어체 등), 가볍지만 진솔한 문장(우유체, 간결체, 구어체, 서간체 등). 우리는 글의 종류와 맥락에 따라 가장 적절한 문체를 고른 뒤 글쓰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글의 성격에 어울리는 문체가 자유자재로 나오려면 그전에 문장을 바르게 쓰는 법부터 익혀야 합니다.
바른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적절한 어휘를 선택했는가와 문법에 맞는 서술인가를 제대로 살펴야 합니다. 문장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어휘인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인지, 필수 성분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주어와 서술어가 제대로 호응하고 있는지 등 제대로 된 '문장'을 쓰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글쓰기에 취약할수록 스스로 제대로 된 문장을 쓰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럴 때 바른 문장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짧게 쓰기'입니다. 문장은 길면 길수록 비문이 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 초보라면 특히나 문장을 짧게 쓰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짧은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가 짧아 호응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문이 될 확률이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또한 호흡이 빨라 가독성이 좋고, 독자가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말을 짧은 길이로 다듬어야 하기 때문에 저절로 불필요한 표현을 자제하게 됩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족을 줄이는 것입니다. 소위 TMI(Too Much Infotmation, 너무 과한 정보)라 불리는 불필요한 내용, 글의 맥락과 어울리지 않는 서술은 모든 글을 통틀어서 역효과만 줍니다. 그러니 문장을 짧게 다듬는 연습을 통해 이러한 사족을 쳐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짧은 문장을 만드는 방법
1. 문장 하나의 길이를 정하고 씁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문서 작성을 할 때 한글 혹은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그 두 가지 프로그램 설정에 맞춰 이야기하겠습니다. 문장의 길이를 정하라는 말은, A4 용지 기준 글자크기 10pt와 한글 기본 설정 좌우 여백 30mm, 워드 기본 설정 좌우 여백 2.54cm가 맞춰진 상태에서 한 줄이 넘지 않게 문장을 끝맺으라는 말입니다. 혹은 스스로 짧다고 생각하는 길이를 정해 거기에 맞춰 의식적으로 문장을 마무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써 적절한 길이라 함은 대략, "문장이 짧고 간결해야 이해하기 쉽고, 가독성도 높아집니다.", 이 정도입니다.
2. 연결 어미를 끊어서 다듬습니다.
문장은 대부분 연결 어미가 불필요하게 붙을 때 길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고, ~며, ~지만, ~는데 식의 연결 어미 부분을 끊어 앞뒤를 각각의 문장으로 만들어 줍니다. 문장을 나눴을 때 연결이 어색하다면 중간에 접속사를 넣어 줍니다. 앞 문장과 의미적으로 나열되는 문장이라면 '또는' 이나 '혹은'을 추가합니다. 앞 문장의 근거나 이유, 원인을 이어서 설명할 때는 '그래서', '그리고', '따라서'와 같은 순접 기능의 접속사를 활용합니다. 뒷 문장이 반대하는 의견이나 의문을 제기하는 문장이라면 '그러나', '하지만'과 같은 역접 접속사를 넣어 자연스럽게 연결해줍니다. 하지만 접속사를 과하게 남발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원래 썼던 접속사도 흐름상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삭제하는 게 좋습니다. 접속사 없이도 문장 간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3. 반복되는 표현을 삭제합니다.
되도록 한 문장 안에서 같은 단어나 비슷한 뜻의 어휘가 반복되지 않게 문장을 정리합니다. 이 부분은 일단 초고를 작성한 뒤 퇴고할 때 살피면 잘 보입니다. 찾아쓰기 기능(Ctrl+F)을 통해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부분을 찾아 정리합니다. 이왕이면 한 문장은 물론, 하나의 글에서 똑같은 단어가 2번 이상 나오지 않게 다듬으면 좋습니다. 그 표현이 꼭 필요하다면 뜻이 비슷한 다른 표현으로 바꿔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4. 좋은 문장을 많이 베껴 씁니다.
인간은 모방을 통해 성장하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모방해서 좋을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옮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이 부족한 어린 시절에야 어쩔 수 없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신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 시기를 지나온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올바른 모방을 위해 최대한 좋은 것들만 찾아서 보고, 익혀야 합니다.
모방은 창작의 기본 전제입니다. 이 말은 표절이 당연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무리 위대한 작품일지라도 그 근원에는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원형이 존재합니다. 그 원형을 얼마나 신선하게, 그리고 그럴듯하게 재현하느냐가 창작의 근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좋은 글을 찾아 모방해보기 바랍니다.
즉, 필사를 하라는 말입니다. 필사는 그냥 따라 적는 행위가 아닙니다. 느리게 읽고, 깊게 읽는 행위입니다. 좋은 글을 찾아 가능한 천천히, 눈을 감고도 그 문장이 떠오를 정도로 깊게 흡수하는 과정입니다. 좋은 문장을 최대한 많이 필사해서 여러분 안에 차곡차곡 저장해 두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좋은 문장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모방이 여러분의 글쓰기 실력을 성장시킬 것입니다.
주제 문장을 토대로 글의 목적과 타깃을 정하고, 전체 구조를 잡은 뒤 글쓰기의 흐름(방식)을 설정하여 문장을 다듬는 방법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내용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실제 글쓰기에 반영해보기 바랍니다. 전보다 확실히 나아진 한 편의 글이 완성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거기서 멈추지 말고,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합니다. 좋은 글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야만 만들어집니다. 그 과정이 처음엔 굉장히 오래 걸려서 글쓰기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인 행위라고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오래 걸린 만큼 그 시간은 모두 여러분의 자양분이 됩니다. 그 자양분은 다음 글쓰기에서 퇴고 시간을 더 줄여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수정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느리지만 조금씩, 확실하게 글쓰기 실력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를 넘어 사고력과 판단력을 길러줍니다. 글쓰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여러분의 시야가 점차 확장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확장은 여러분이 살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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