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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쉽게 쓰는 방법 <단락 나누기>

by 희휘낙락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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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에서 단락을 나눠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

  글쓰기를 할 때 의외로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쓸 내용이 떠오르지 않거나, 반대로 쓸 내용이 너무 많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맺고 끊음을 잘하고 싶다면 그 기준을 미리 정하면 되는 일입니다. 말하자면 글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단락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나눌지 계획해두면 쉬워진다는 말입니다.

 

단락을 나누는 이유

  이야기, 서사를 쓸 때는 기승전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과 같은 흐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논증 글을 쓸 때는 그 의견을 받쳐주는 근거들, 자료들이 필요합니다. 두 경우 모두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입니다. 그 고민들이 하나하나 풀어지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쓸 때 내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어떤 생각, 고민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되어있으면 어떻겠습니까? 메시지와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 단락을 나눠주면 전체 구성, 시각적인 부분도 정리가 돼 보일뿐만 아니라 내용 자체도 확실히 체계적으로 구분이 됩니다.

 

 

 

단락을 이루는 요소

  단락은 아무 관계 없는 문장들끼리 엮인 게 아닙니다. 앞 문장의 논리를 뒷받침해주는 문장들이 계속 연결되며 내용에 통일성이 느껴지도록 묶여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쌓인 문장들의 흐름이 하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 완성까지 돼야 합니다. 때문에 하나의 글처럼 단락마다 중심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단락은 문장끼리의 연결성과 내용의 통일성, 하나의 생각이 시작하고 마무리되는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일기나 수필, 혹은 감상문이 됐건 논설문이나 보고서, 논문이 됐건 쓰다 보면 한 가지 화제만을 가지고 쓰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내용은 하나일지언정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점층적으로 여러 가지 화제들을 쌓아나가게 됩니다. 그 각각의 화제들에 개별적인 중심 생각을 세워 쓴 짧은 글이 단락이 되는 겁니다.

 

 

 

단락을 나누는 기준

  예를 들어 일기의 가장 마지막 문장을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로 마무리했다면, 그 앞의 내용에는 왜 , 어쩌다 그렇게 피곤했는지의 과정이 나오게 됩니다. 피곤한 일이 한 가지여서는 하루가 피곤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점층적으로 여러 피곤한 일들이 쌓이고, 쌓이며 엮였기 때문에 그날 하루가 유독 피곤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 다양한 일들, 화제들이 각각의 단락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생활 방역의 중요성에 대한 논설문을 쓰려고 합니다. 이 글의 주제 문장 "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생활 방역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로 잡습니다. 그 뒤 개요를 짜며 각 구성의 세부 내용항목별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항목들을 개별 단락으로 써주는 겁니다.

 

<논설문 간략 개요>

논설문 주제 문장 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생활 방역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서론  인류가 지금까지 전염병을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알아본다.
본론 
현대에 들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 다양한 전염병 사례를 알아본다.
생활 방역의 모범적인 사례들을 알아본다.
사전 키트 개발 사례처럼 신종 전염병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결론 질병의 진화와 다양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논설문 항목별 개요>

단락(항목) 구분 단락별 중심 생각
서론 항목1 흑사병, 말라리아, 천연두 때의 발병과 대응, 박멸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항목2 비누의 대중화가 공중보건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알아본다.
본론 항목3 사스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인명 피해 사례를 정리한다.
항목4 메르스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인명 피해 사례를 정리한다.
항목5 신종 플루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인명 피해 사례를 정리한다.
항목6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인명 피해 사례를 정리한다.
항목7 해외에서 유명한 생활 방역 사례를 알아본다.
항목8 국내에서 주목을 받은 생활 방역 사례를 알아본다.
항목9 사전 키트 개발 사례처럼 신종 전염병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항목10 전염병 키트의 개발 과정과 효과 사례를 알아본다.
결론 항목11 과거와 현대 질병의 차이점과 질병 발생 원인(환경 변화)에 대해서 알아본다.
항목12 질병 진화와 다양성에 대한 의학자들의 의견을 빌려 심각성을 알린다.

 

  위 표를 가지고 글을 쓴다면, 총 12개의 단락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12개가 아닌 하나의 항목 안에서도 두 개, 세 개의 단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항목 3~6은 내용을 더 세분화해서 경제적 피해 사례를 하나의 단락으로, 사회적 피해 사례를 하나의 단락으로, 인명 피해 사례를 하나의 단락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심 생각은 통하지만, 내용상 환기를 시켜줘야할 필요가 있을 때도 단락을 나눕니다. 앞의 내용과 반대되는 흐름이 나올 때는 접속사 한편, 그러나, 하지만, 그런데 등을 써서 단락을 나눠줍니다. 독자들이 내용을 조금 더 알기 쉽게 받아들이도록 구분해주는 겁니다. 아니면 중심 생각의 마무리가 내용상 길어질 것 같을 때는 단락의 시작을 그러므로, 결과적으로, 정리하자면으로 써서 마무리만 따로 떼서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혹은 예시가 많고 길 때, 같은 내용이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싶을 때 등 독자들이 내 글의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을 분배하는 것이 단락의 기능입니다.

 

 

단락을 만드는 방법

  단락은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써야 합니다. 한 편의 글을 하나의 단락으로 처리하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읽기가 싫어집니다. 한눈에 보기에 빽빽하고 질량감도 무거워서 지레 손을 놓게 됩니다. 반면에 단락을 너무 남발하면 글이 지저분해 보이고, 내용도 가벼워 보입니다.

 

단락 길이 

  정확한 기준은 아니지만, 보기에 가장 적당한 단락의 길이(분량)는 6~10개 문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편의 글이 비슷한 분량의 단락으로 정리가 되면 안정감을 줘서 가독성을 높여줍니다. 단락 분량에 맞게 내용도 잘 정리가 된다면 주제 전달도 확실히 좋아집니다.

 

단락 성격

  글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만, 문장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메시지 전달 효과가 달라집니다. 요리를 할 때 똑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각각의 재료들을 언제 넣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단락도 짧은 토막글이니 만큼 쓰려는 내용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문장의 배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도와주는 단락의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바로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입니다.

 

  두괄식은 내가 전달하려는 중심 문장을 단락의 처음, 머리에 두는 방식을 말합니다. 미괄식은 단락의 가장 마지막에 중심 문장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양괄식은 두괄식과 미괄식이 섞인 유형입니다. 첫머리에 중심 내용을 말하고, 이어서 근거들을 나열한 다음, 마지막에 가서 다시 한번 중심 내용과 근거들을 정리해주는 방식입니다.

 

  주로 두괄식과 미괄식을 많이 쓰는데, 두괄식은 중심 내용을 처음에 배치하는 만큼 핵심 주제를 한눈에 익히고 들어갈 수 있게 해 줍니다.미괄식은 차근차근 근거들을 제시하다가 마지막에 그렇기 때문에,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이렇다, 식의 기승전결 구성으로 극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두괄식이 내용 전달력이 뛰어나다면, 미괄식은 단락의 완결성을 높여줍니다. 아래는 예시입니다.

 

 

두괄식 예시

  지조를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신념에 어긋날 때면 목숨을 걸어 항거하여 타협하지 않고 부정과 불의한 권력 앞에는 최저의 생활, 최악의 곤욕을 무릅쓸 각오가 없으면 섣불리 지조를 입에 담아서는 안된다. 정신의 자존을 위해서는 자학과도 같은 생활을 견디는 힘이 없이는 지조는 지켜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조의 매운 향기를 지닌 분들은 심한 고집과 기벽까지도 지녔던 것이다. 신단재 선생은 망명 생활 중 추운 겨울에 세수를 하는데 꼿꼿이 앉아서 두 손으로 물을 움켜 얼굴을 씻기 때문에 찬물이 모두 소매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한다. 어떤 제자가 그 까닭을 물으매, 내 동서남북 어느 곳에도 머리 숙일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 조지훈, <지조론> 발췌

 

  두괄식은 해당 단락에서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첫 문장에 둔 뒤, 이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천천히 풀어나가면 됩니다.

 

미괄식 예시

  '시선'이란 시선의 주체가 관심 있는 어떤 것을 눈으로 쫓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보기(see)'가 아닌 의지를 가진 '바라봄(watch)'이다. 그리고 ‘시선’은 꼬이지도 에두르지도 않는 정직한 방향성(직선적)을 지닌다. 그만큼 대상을 향한 강한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시선'인 것이다. 그렇다면 ‘시선’이란 관심 있는 대상에 대한 뜨거운 응시인가?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시선’은 아닐 것이다. 마음은 감정, 말하자면 주관을 내포한다. 연인을 바라보는 남자의 강한 연심 끝에는 한없이 다정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서있을 것이다. 똑같은 대상을 사람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즉 '시선'은 주체의 감정 상태에 따라 대상을 왜곡한다고 할 수 있다.
 

  미괄식은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주제와 관련된 가벼운 서두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뒷 문장이 앞 문장의 논지를 설명하거나 보충하는 식으로 서술을 연결해줍니다. 중심 내용까지 다다르기 위한 빌드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논리적으로 전개가 된다면 완성도 높은 단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양괄식 예시

  제 꿈은 보건직 공무원이 되는 것입니다. 보건직 공무원은 급속도로 전산화되어가는 보건의료계에서 지역 보건 의료계획 수립 및 집행과 저소득층 생활 안정, 노인복지종합계획 조정, 감염병 관리, 건강보험 관련 업무 추진, 방문보건 관리, 국민건강과 생활에 대한 행정 업무를 하며 주로 지역 내 보건소에서 근무합니다. 이러한 직업이 꿈인 이유는 일단 미래 전망이 좋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공중보건의 중요성이 날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보건 업계의 채용인원이 계속해서 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공중보건과 복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보건직 공무원이 되어 지역주민들에게 공중보건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 보건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건강을 지켜주면서 나 자신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는 보건직 공무원이 꼭 되고 싶습니다.
 

 

  오늘은 단락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단락도 하나하나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중심 문장을 어디에 배치할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글의 주제를 잡듯이, 개요를 짜는 단계에서 단락(항목) 구분과 중심 생각을 미리 설정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한층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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